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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이모저모/경제 이모저모

현대엔지니어링 상장(IPO) 철회할 수 밖에 없는 이유

by 조씨(Josh) 2022. 2. 3.

 

몇 년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주식에 관심을 가지면서 기업 상장(IPO)을 유심히 보게 되고 그에 따라 공모주 참여도 상당히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공모주를 받아서 흔히 말하는 "따상"이 되면 팔아서 이익을 볼 수 있으니까 말이죠. 

 

최근 2022년 최대 IPO인 LG에너지솔루션 공모액이 사상 최대 규모인 13조 가량이 몰려 엄청난 관심을 받은 반면에 현대엔지니어링은 2월 3일~2월 4일 공모를 앞둔 상태에서 1월 28일 공모 철회를 발표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제출한 철회신고서에서 "수요예측을 실시하였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하여 공동대표주관회사 등의 동의 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하였습니다."라고 상장 철회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철회로 아쉬워하신 분들도 많을 텐데요, 실질적인 철회 이유를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높은 비중의 구주매출

기존부터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에 관하여 IB(투자은행)에서는 구주매출의 비중이 높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구주매출이란 기존의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상장 후에 시장에 팔아 자금을 확보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하면서 총 1600만 주 중에 구주매출이 1200만 주(75%)에 달합니다. 그러니 신주 모집은 400만 주 밖에 되지 않는 것이지요. 구주매출로 들어온 자금은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이용할 것이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모비스를 통하여 계열사 지배구조를 꾸리고 있는데 현대모비스 지분을 0.32% 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아 구주매출로 발생한 자금을 현대모비스 지분 추가 확보를 위하여 사용할 계획이라는 건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그러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최대주주가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후 주식을 팔아치울 것이고 주가가 내려갈 것이 분명하니 투자하기가 꺼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상장 후 확보한 자금으로 친환경·에너지 신사업에 투자하겠다고 했지만 최대주주 배불리 기라는 인식을 떨쳐낼 수가 없습니다. 

 

코스피(KOSPI) 하락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최근 미국과 국내 금리 인상 이슈로 인해서 증시가 많이 하락하며 큰 조정장에 돌입했습니다. 그로 인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이 진행되더라도 주가 방어가 쉽지 않다고 판단됩니다. 위에서 언급한 구주매출 및 일반 공모자들도 상장 후 주가가 상승해야 이익을 볼 수 있으니까 말이죠. 게다가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이슈인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도 영향이 있습니다. 현대산업개발(HDC)에서 발생한 일이지만 현대엔지니어링도 아파트(힐스테이트)를 건설하는 건설 사니 까요. 국민들의 아파트 건설사에 보내는 눈총이 여간 따가운 상황이 아닙니다. 그리고 1월 27일부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상장 후 혹시라도 사고가 나면 주가는 한순간에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습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1호는 피하자며 몸을 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참패

기업이 상장하기 전에 공모가 확정을 위하여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수요예측을 실시합니다. 수요가 많아 경쟁률이 높을수록 공모가 밴드에서 높은 공모가를 확정 지을 수 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공모 희망가를 57,900원~75,700원으로 책정하였으니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많으면 공모가는 75,700원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의 기관경쟁률은 100대 1 수준에 그쳤습니다. 바로 전에 공모를 진행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에는 2023 대 1이며, 2021년 참패했다는 크래프톤의 기관경쟁률도 245.15 대 1을 기록했습니다. 비교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참패를 당했습니다. 공모가 최상단의 경우 정의선 회장은 534만 주를 처분하여 4043억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최하단인 57,900원으로 확정될 경우 약 2000억 원의 손해를 보게 됩니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철회의 이유는 위와 같이 뽑아볼 수 있겠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는 너무나도 큰 비중의 구주매출로 인한 부정적인 시각인 것 같습니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현대엔지니어링 임직원에게 분배된 우리 사주 신청도 미달되었다고 합니다. 직접 회사에 몸 담고 있는 직원들이 상황을 더 잘 알게 뻔하고 우리 사주는 퇴사하지 않는 이상 1년 동안은 팔 수가 없으니 더 신중하게 선택할 것입니다. 분명 추후에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은 다시 추진될 것입니다. 그때 또 알려드릴 소식이 있으면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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